시차 때문인지 6시에 눈이 떠졌다.
어제 일정을 정리하고 씻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호텔 식사는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 점심 식사가 패키지에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어제 저녁을 먹었던 3층 레스토랑에 갔는데
레스토랑 직원이 아침은 여기서 먹는게 아니라며 다른 곳으로 안내해줬다.
뷔페였다. 내가 그렇게 원했던 뷔페식 아침이었다.
두 접시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
음식 맛이 좋았다. 직원이 부담스럽게도 무려 의자도 빼줬다.
한 직원은 커피 어떤걸 마실거냐고 물어서 카페라떼를 주문했는데
어째서인지 음식을 다 먹을때까지 주지 않았다.
하지만 수줍음이 많은 나는 커피를 마신척 식당을 나와
카운터로 가서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겼다.
호텔 직원에게 타지마할에 갈거라고 말하니까 어떻게 갈거냐고 물어서
아마 택시나 릭샤를 타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하니
정문에 있는 직원에게 연락해서 릭샤를 잡아놓으라고 연락을 해 놓았다.
아.. 5성급 서비스... 그래... 잊고 있었다.
손님은 봉이 아닌 왕이었더랬어.
정문에 나가보니 아직 릭샤는 잡히지 않았지만 곧 릭샤가 왔고
50루피에 타지마할까지 가기로 했다. 흥정없이 50루피에 콜을 해줘서 좋았다.
타지마할 남문에 내려달라고 했지만. 남문까지 릭샤가 갈수없어서 남문 근처에서 내려줬다.
오염물질 규제 때문에 타지마할 주변은 갈 수 없다고 한다.
인도의 골목길을 천천히 구경하며 조금 걷다 보니 남문 매표소가 나왔다.
저 위에서 지그시 지켜보시는 군인 아저씨의 눈빛을 느끼며 매표소로 갔다.
아직 아침이라서 그런지 표를 사려는 줄이 없어서 금방 표를 살수 있었다.
표는 1인에 750루피였다.
타지마할 둘러본 후에 자기네 가게에 오라며 한 꼬마가 따라 붙었는데
매표소 옆에서 덧신을 받으라고 알려줬다.
덧신은 받았지만 가이드북에는 물도 준다고 나와있는데
매표소 직원이 물을 줄 생각은 하지 않고 휴대폰만 들여다 보고 있었다.
물을 달라고 요구하니 그제서야 주섬주섬 꺼내줬다. 욘석이.
짐 검사와 몸 수색을 하고 타지마할에 입장했다.
저 멀리서 마치 그림같은 타지마할의 모습이 보였다.
두번째 보는 타지마할이지만 볼 때마다 놀랍고 아름답다.
거기다가 오늘은 기특하게도 연못에 물도 채워놨다.
4년 전에는 연못이 메말라 있어서 아쉬웠는데 내 평생 타지마할을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타지마할 위로 올라갈때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인도인들은 대부분 신발을 벗고 올라가지만 외국인들은 입장권을 사면서 받은
덧신만 신으면 굳이 신발을 벗지 않아도 된다.
날이 점점 뜨거워지자 타지마할의 그늘이 생긴 자리에
외국인들과 인도인들이 사이좋게 앉아 있는 모습이 다정해 보인다.
타지마할의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마침 학교에 단체로 온 학생들도 많은 듯 했다.
헤나를 잔뜩 한 동양인이 신기한지 놀러온 인도 학생들이 몰래 사진을 찍거나
인사를 하거나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비루한 여행자였지만 왠지 기분이 좋았다.
아그라의 무더위에 개도 힘들었나 보다.
다시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아쉬웠지만 타지마할에게 인사를 하고 출구로 나왔다.
타지마할 모형을 사기로 했다.
입구 바로 앞에서는 200루피에 팔았는데
가게 하나의 거리만큼 멀어질수록 가격은 급격하게 계속 떨어졌다.
나는 100루피면 적당하다 생각하고 구입했는데 좀더 멀리가니 20루피까지 떨어졌다.
타지마할의 구경을 끝내고 파테푸르 시크리(Fatehpur Sikri)에 가려고 했는데
출구 근처에는 택시가 없었다.
그래서 우선 사이클 릭샤를 타고 처음 내렸던 남문 근처로 갔다.
사이클릭샤는 가다가 오르막길이 나오면 내려서 걸어야되고 불편했지만
릭샤왈라 아저씨만의 아는 길로 가다보니
관광객도 없고 호객하는 사람도 없고 요란한 간판도 없는
조용한 진짜 인도의 골목길을 잠깐이나마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남문까지 사이클릭샤의 가격은 30루피.
가이드북에 소개되어 있는 조니스 플레이스 식당앞에서
파테푸르 시크리까지 타고 갈 택시를 찾기 위해 두리번 거렸다.
'2011 인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10 파테푸르 시크리(Fatehpur Sikri) - 올드 시티(Old City) (0) | 2012.07.22 |
---|---|
10/10 파테푸르 시크리(Fatehpur Sikri) - 자마 마스지드(Jama Masjid) (0) | 2012.07.20 |
10/9 아그라(Agra) - 저녁 (0) | 2011.12.07 |
10/9 아그라(Agra) - 아그라성(Agra Fort) (0) | 2011.12.05 |
10/9 델리(Delhi) - 빠하르간즈(Paharganj), 델리에서 아그라 가기 (0) | 2011.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