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을 마치고 신베이터우(Xinbeitou)역으로 돌아가니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탕속에 들어갔다 나오니까 여행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피로가 풀리면서 1+1으로 긴장까지 풀려버리고 졸음이 몰려왔다.
빨리 숙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타이베이(Taipei)역으로 돌아갈 MRT를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었던 여성 전용 칸이 있었다.
밤에만 운영하는 것 같은데 난 남자니까 옆 칸으로 재빠르게 이동.


 


베이터우(Beitou)역과 신베이터우(Xinbeitou)역만 왔다갔다하는 기차여서 그런지
온천을 테마로 꾸며진 MRT를 탔다.
앞의 여자아이들이 좌석 앞에있는 테이블을 보면서 이것저것 눌러보고 있었는데
궁금해서 베이터우역에 도착한 후 아이들이 내리고 저 좌석으로 가보았다.

 


터치 방식의 신베이터우 안내 지도인것 같았다.
관광전용 열차 만의 특색있는 장치이다.

 


베이터우역은 신베이터우역으로 가는 관문 답게 역내를 잘 꾸며 놓았다.
플래폼에 인형들이 놓여져 있었다.
저 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나 이외에도 많았다.

베이터우역에서 MRT를 갈아타고 일단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도착하니 시간은 오후 7시30분쯤 되어 있었다.
지치고 힘들었지만 오늘 밤은 방탕하게 놀고 싶었다.

우선 저녁을 먹기 위해서 밖으로 나왔다.
멀리 가지 않고 숙소 근처에서 대만 음식을 먹기로 했다.
가이드북을 보니 광똥러우라는 음식점이 멀지 않고 대만 음식을 팔고
게다가 부담없는 가격이 매력이라고 한다!
지도를 보니 숙소와 같은 블럭 안에 있었다.
당장 그곳으로 향했다.

밖은 어둡고 인적도 드물었다.
30분정도 돌아다녔다.
분명히 음식점이 나오도 한참전에 나왔어야 하는데 없다.
포기하기도 어려웠던게 분명 숙소 근처에 같은 블럭으로 나와있었다.
조금만 더 찾으면 나올 듯한 분위기였다.

찾는 방법을 바꾸기로했다.
지도를 보는 대신에 주소를 보기로 했다.
주소를 눈여겨 보면서 찾아보는데 그제서야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주소가 호텔 주소와 똑같았다.
30분을 호텔 주위를 미친듯이 걸었는데
그 레스토랑은 호텔과 붙어있는 쇼핑몰 3층에 위치해 있었고
더 눈물 쪽 빠지는 상황은
설날 연휴라서 문을 닫았다는 것이었다.

가이드북에 대한 불신의 벽이 쌓였고
밥만 먹기 보다는 간단한 음주와 안주로 밥을 대신하기로 했다.
가이북은 보지 않고 대만에 오기전에 대만 관광청에 신청해서 받은 홍보 지도에
'밤의 생활 유흥' 이라는 테마에 나와있는 통호즈라는 곳에 가기로 했다.
마침 숙소 근처이기도 했다.
홍보지도를 보면서 그곳으로 향했는데 이곳 근처로 갈수록 인적은 더 드물어지고
다리는 아프고 배도 고프고 더이상 가기 힘들었다.
30분정도를 걷다가 포기하고 오던길에 있던 근처 펍으로 들어갔다.

대만 전통음식은 커녕 피자와 위스키를 주문하는데 무엇인가가 또 이상하다.
메뉴판을 다시한번 봤다.
가게 이름의 영문명은 'The Brass Monkey', 한자는 銅猴子(동후자) 즉 통호즈였던 것이다!

 


가이드북과 홍보 지도의 정확하지 않은 안내 2연타로 정신이 혼미해질 즈음에
그래도 목표했던 곳에 마침내 도착은 했지만 정말 힘들어서 기절 직전이었다.

 


역시 설날 연휴에는 대만 까지와서 피자나 먹는게 최고지.
피자를 뜯으며 내일 일정을 확인하고 있는데 종업원이 와서 친절하게도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어디서 왔냐?, 어디어디 가냐?, 어느 곳을 갔다왔냐? 등등.
내가 관광지 추천을 해달라고 하니까 어느 호수를 알려주었는데
이제 곧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피자는 300위안, 위스키 두잔에 500위안 여기에 10% 봉사료가 따로 붙어서 총 880위안이었다.

피곤한 상태에서 위스키까지 마시고 나니 한잔이었는데도 조금 취한것 같았다.
취기를 이용해서 잽싸게 숙소로 돌아가 바로 뻗어 버렸다.
Posted by pwrp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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