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계획은 예류(Yeliu)에 가서 기암괴석을 보는 것이다.
가이드북을 보니 가는 방법이 상당히 복잡했다.
MRT로 딴쉐이라인의 종점인 딴쉐이(Danshui)역까지 가서
지롱(Keelung)행 또는 진샨(Jinshan)행 구어꽝커윈 버스를 타서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하는데
도무지 무슨말인지 알수가 없었다.
일단 출발이다.

 

 

오전 9시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을 나오는데
앗 저것은 영화 황비홍에서나 보던 사자춤!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다시 호텔안으로 돌아가 구경하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바로 음력1월1일.
호텔 로비에 갑자기 직원들이 모두 나와서 일렬로 섰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호텔 투숙객들이 구경하러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사자춤은 시작되었다.
아마도 설날 서비스 공연이라기 보다는 한해의 행운과 무탈을 비는 종교적인 의미로 하는 것 같았다.
사자 탈을 쓴 사람들은 현란한 춤을 추며 호텔 식당과 로비를 구석구석 누볐다.
나이스 타이밍 덕분에 좋은 구경을 했다.

약 1시간 정도 걸려서 딴쉐이(Danshui)역에 도착했다.
딴쉐이는 예류(Yeliu)로 가는 입구와도 같은 곳이기 때문에
인포메이션이 잘 되어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예류로 가는 방법을 물어보기 위해 인포메이션을 찾았는데
내 발음이 나쁜지 나의 영어를 알아듣지 못한다.
그래서 가이드북의 사진을 보여주며 물어보니
친절하게 버스 번호를 알려주며 건너편에서 타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다행히 버스를 갈아타지 않고 바로 예류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한산한 딴쉐이역 앞에서 길을 건넜다.

 

 

오전에 일찍 출발하는 바람에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았는데 건너편에 카페가 보였다.

 

 

커피 한잔과 빵 하나를 샀다.
가격은 90위안 이었다.
커피를 홀짝이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예류로 가는 버스는 1262번이었다.

 

 

혹시 몰라서 1262번의 노선도를 찍어두었다.
노선도에 영어가 적혀있지 않아서 매우 불편했지만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예류의 한자를 눈에 익혀두고 노선도에서 대충 위치를 확인했다.

 

 

곧 내가 타야하는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 요금은 1인 125위안 이었는데
이때 나는 몰랐다.
버스에서는 잔돈을 거슬러 주지 않는 다는 것을.
2명 요금으로 300위안을 요금통에 넣었더니 버스 기사분이 움찔하신다.
그리고 난처한 표정을 지으셨다.
내가 잔돈을 달라고 하니 기사분은 영어를 못하셨는데 대충 줄수없다는 기운을 내뿜으셨다.
아깝지만 어쩔수없이 50위안은 포기해야 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아마도 이지카드를 여기서도 사용할수 있었던 것 같다.
아는게 힘이다.

10시40분쯤 버스를 탔다.
버스는 계속해서 달렸는데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다가왔다.
바로 버스 안 노선도에도 영어가 없었고
버스 안내 방송에서도 영어는 없었다.
그냥 대충 예측을 해야했다.
얼마나 더 가야 예류에 도착하는지 알수 없었다.
버스 기사분한테 우리는 예류에 간다고 말을 해놓았지만 그 분이 영어를 못하셔서
과연 예류에 도착했을때 알려주실지 확신할 수 없었다.

 

 

마음 속은 불안감에 타들어갔지만 버스는 계속해서 달렸다.
어느 정도 도심을 벗어나자 해안 길로 달리기 시작했다.
내 마음속을 아는지 비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말 마음만 편안했다면 바깥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너무 신경을 썼더니 멀미도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사람은 금방 환경에 적응 하는 것 같다.
버스가 어디쯤 왔는지 가늠하기 위해 계속해서 밖을 관찰하다가
정류소에 있는 표지판에 작게 정류소 이름이 한자로 적혀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행히 버스에 타기전에 버스 노선도를 찍어놓은 사진이 있어서
사진과 표지판을 번갈아가며 보니 대충 현재 위치와 얼마만큼 더 가야하는지 알 수 있었다.

 

 

1시간 20분 정도를 달려 예류에 도착했다.
내 불신과는 달리 친절한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는 예류에 도착했다고 알려주셨다.
괜히 멀미를 안고 고통스러워하며 예류에 왔다.

이제는 나의 목적지인 예류펑징취(야류풍경구, Yeliu Geopark)에 가야 한다.

 

 

비가 촉촉히 내린 한산한 마을을 걸으니 멀미도 가라 앉고 마음도 평온을 되찾았다.

 

 

 

 

표지판을 따라가니 거의 다 도착한 것 같았다.

 

 

저 앞에 예류의 기암 괴석중 가장 유명한 여왕머리의 벽화가 보였다.
아마도 저 건물은 학교였던 것 같다.

 

 

역시 조금 더 걸어가니 예류펑징취에 도착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과정이 버라이어티해서 그런지 더 반가웠다.
Posted by pwrp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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