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성에서 나와서 근처에 있던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세트로 점심을 먹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으로 더위도 식히고 수분 보충도 충분히 했다.
다음 목적지는 붉은 성 근처에 있는 찬드니 촉(Chandni Chowk)이다.
찬드니 촉은 17세기에 무굴 황제 샤 자한에 의해 건설되었고
샤 자한의 딸인 자하나라 베굼(Jahanara Begum)이 디자인 했다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찬드니 촉은 큰 시장이다.
금은 장신구, 결혼예물 등 많은 상점들이 있다.
찬드니 촉은 달빛 광장(Moonlight Square)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물건도 많고 사람도 많다고 알려진 시장 답게 북적북적하다.
사람 구경 물건 구경을 하면서 기웃거리다가
앗 저것은 내가 한국에서 찾아 헤매던 나사못이 아닌가.
집에 있는 서랍장의 손잡이가 빠졌었는데
한국에서 집 근처 철물점을 몇군데 돌아다녀도 내가 찾는 사이즈의 나사못이 없었다.
그런데 내가 찾던 나사못을 인도 찬드니 촉에서 발견할 줄이야.
나사못 두개를 들고 얼마인지 아저씨께 물어보았다.
그러자 아저씨께서는 뭐라 말씀을 하셨는데 잘 알아듣지 못해서 갸우뚱하자
옆에 있던 아저씨께서 공짜라며 선물로 주겠다고 말씀하셨다 한다.
이런 호의를 받게 될줄이야. 감동이었다.
날카로운 옆모습을 가지신 분이 나사못을 선물로 주신 아저씨이다.
감사합니다!
꽃을 단 종이 상자를 뒤집어쓰며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신 아저씨
시장에 한명 쯤은 머리에 꽃을 단 사람이 있어야 제맛이지.
그 아저씨 덕분에 주위에 있는 다른 아저씨들이 빵터지셨다.
정신없어서 찬드니 촉을 별로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사못에 담긴 호의를 받아서였는지
나에게는 재미있는 볼거리와 인간적인 모습이 가득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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