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나레스 힌두 대학에서 고돌리아로 돌아왔다.

발리우드라 불리는 인도 영화.

인도에 오기전에 세얼간이라는 영화를 봤었다.

인도 영화 특유의 경쾌함과 춤, 노래, 재미까지 있었다.

 

 

인도 영화의 기대감을 안고 고돌리아 근처에 있는

스파이스 케이씨엠 시네마(Spice KCM Cinema)에서

어제 영희씨가 알려준 지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보디가드라는 영화를 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 극장은 단관인지 포스라는 영화밖에 하지 않아서 그냥 나왔다.

 

몸도 피곤하고 주위 극장에 대한 정보도 얻을겸 라가까페에 가기로 했다.

그곳까지 걸어가기에는 힘들어서 사이클릭샤를 타기로 했다.

릭샤왈라 아저씨께 버닝가트로 가자고 했는데 아마도 영어를 못하시는 듯 했다.

그 릭샤왈라 아저씨께서 가까운 상점의 주인에게 우리가 준 지도를 보여주며

이게 어디를 뜻하는 건지 물어봤다.

그 주인 아저씨께서는 나를 불러서 이곳은 굳이 릭샤를 타지 않고 걸어서가면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 다고 하셨다.

나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릭샤를 타야 될 것 같다고 하니

그럼 20루피면 충분할 거라고 알려주셨다. 아주 친절한 분이셨다.

그분이 릭샤왈라 아저씨께 목적지를 힌디어로 알려줘서 릭샤를 타고 버닝가트로 향했다.

 

가는 내내 오르막길이어서 릭샤왈라 아저씨께 조금 미안했다.

다 도착해서 20루피를 내밀었더니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어서 10루피를 더 드렸다.

그러자 다행히 곧 만족하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친절한 경찰 분들의 도움으로 골목길에서 헤매지 않고 라가까페로 바로 갈 수 있었다.

이틀전에 옷을 샀던 가게의 주인이 우리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라가까페에 온 김에 라면을 시켜 먹었다.

그리고 까페 직원에게 보디가드가 보고 싶은데 어디로 가면 되냐고 물었더니

아마도 아이피 씨네 몰(IP Cine Mall)로 가면 될거라고 알려줬다.

라가까페에서 나오려는데 4년전 바라나시에 처음 왔을때나 지금이나

바라나시에 오면 항상 쉬었다 가던 이 곳의 모습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싶었다.

 

 

 

 

까페에서 나와서 극장으로 향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트를 둘러 보았다.

이제 일정 상 영화를 보고 바로 밤 기차를 타고 델리로 돌아가야 한다.

가트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인 것이다.

바라나시는 지금까지 내가 했던 배낭여행 중 세번을 방문한 유일한 도시이다.

그리고 다시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언제쯤 다시 올 수 있을까 싶은 생각에 기분이 조금 이상해졌다.

 

고돌리아로 돌아가서 오토릭샤를 탔다.

우리가 보디가드를 보러 아이피 씨네 몰로 가고 싶다고 하니까

릭샤왈라 아저씨가 젊은 분이었는데 신이 나서 아이피 씨네마가 두 개 있는데

사람이 별로 없어서 표 구하기가 쉬운 곳으로 데려다 주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굳이 안해주셔도 되는데 보디가드를 보러 갈 사람들에게

보디가드의 줄거리를 결말까지 얘기해 주셨다.

이런 스포일러.

 

우리가 인도 영화 세얼간이를 본적이 있다고 하자

보디가드도 좋지만 세얼간이는 베스트라고 말해 주셨다.

인도인들은 역시 영화를 사랑하는 것 같다.

 

오전에는 무었을 했냐고 물어보셔서 베나레스 힌두 대학에 갔다왔다고 하자

한국인들은 꼭 그 대학을 갔다 온다면서

아마도 그 가이드 북 때문인 것 같다고 하셨다.

무엇인가 들킨 기분이었다.

 

 

그렇게 영화와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극장에 도착했다.

표소에서 보디가드 표를 사려고 하는데 이미 보디가드는 스크린을 내린 상태였다.

그래도 보디가드가 너무 보고 싶어서 다시 극장앞에서 오토릭샤를 잡아서

다른 아이피 씨네마로 향했다.

생각보다 두 극장은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곳도 역시 보디가드는 막을 내렸다.

그냥 가기는 싫어서 래스컬스(Rascals)라는 코메디 영화를 보기로 했다.

그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었지만 영화 포스터가 딱 봐도 코메디 같았다.

티켓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등급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좀 편하게 보자는 생각에 제일 좋은 등급의 표를 샀다.

 

영화를 보러 들어가는데도 짐 검사를 했다.

검사를 하시는 분이 우리를 걱정스럽게 쳐다 보면서

이 영화는 영어 자막이 없는데 괜찮겠냐고 하셨다.

괜찮다고 하고 상영관에 들어갔는데 제일 비싼 자리가 오른쪽 맨 뒷자리였다.

제일 비싼 자리는 당연히 중간 쯤일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

 

영화는 화면만 봐도 재미있었다. 내용도 대충 이해도 되고.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은 상영 중간 쉬는 시간이 있다는 것과

영화관 직원이 상영 중에 갑자기 메뉴판을 내밀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되어서 그냥 괜찮다고 하고 말았는데

옆에 앉은 커플을 보니 자연스럽게 스낵류를 주문해서 먹었다.

이것이 틈새 시장인가 싶었다.

Posted by pwrp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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