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이유없이 단지 입장 제한시간이 없다는 것 하나 때문에
골든 마운트를 둘러보고 라마 3세 공원으로 향했다.

저 건너편에 막 내려온 골든 마운트의 모습이 보인다.
이제야 제대로 본 듯하다.
아무튼 당당하게 발길을 돌렸는데 갑작스레 찾아온 방향감각 상실!
일단 근처에 보이는 사원으로 들어갔다.

이 사원의 이름을 알면 라마 3세 공원 찾아가기가 조금 수월하지 않을까 싶어서
두리번 거리고 기웃거렸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관광객들도 없고 태국인들도 없다.
왠지 바닥도 번쩍거리는게 신발 신고 들어오는 곳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당당하게 사원이란 곳은 오픈마인드야! 라는
자신감 가득한 신념으로 조금더 기웃거리는데 스님들이 불당에 모여있다.
불공 드리는 시간인 것 같았다.
조그마한 심장을 가지고 있어 잽싸게 누가 볼까봐 사원 밖으로 나왔다.
조금더 돌아다녀 보자.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뭔가 보이지 않을까 해서
이번엔 육교 위로 올라갔다.
낮구나. 힘만 뺐다. 다시 내려간다.

수상 보트를 타는 곳 같았다.
지도를 보니 다리를 건너야 했는데 이제야 방향감각이 돌아 온다.
지도상에 판파 운하 보트 타는 곳이라고 표시된 곳이 이 곳인 것 같다.

저 멀리서 드디어 라마 3세 공원이 보인다.
무려 40분 동안 헤맸다.
태국의 첫 날이 저물고 있다.
아쉽기도 하고 해지기 전에 카오산 로드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라마 3세 공원에 도착했지만 이 곳을 둘러볼 의욕이 사라진다.
그냥 쉬고만 싶다.
그래서 그냥 쉬기로 했다.
그랬더니 해가 확 떨어진다.

라마 3세 공원에는 왕실에서 귀빈을 맞을 때 썼다고 하는 뜨리묵 궁전(Trimuk Palace)과
뾰족한 첨탑이 37개가 있는 로하 쁘라쌋(Loha Prasat)이 있다.
첨탑 37개는 해탈에 이르기 위한 37가지 선행을 의미한다고 한다.

오른쪽에는 1990년에 만들어진 라마 3세 동상이 있다.
애써 찾아온 보람 없이 아무런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
차라리 운하에 다니는 보트를 본 것이 더 감흥 있었다.
벌써 시간이 오후7시가 다 되어 간다.
배도 너무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그만 숙소 근처인 카오산 로드로 돌아가기로 했다.
이번엔 뚝뚝을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뚝뚝이 잘 안잡혀서 가격을 더 깎으려들자
아저씨가 그냥 가려고 해서 겨우 잡았다.
뚝뚝은 가격은 역시 60바트.

Posted by pwrp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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