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달레이(Mandalay) 공항 밖으로 나가자마자

택시를 타라는 호객꾼들이 잔뜩 달라 붙었다.

어디까지 인지는 모르겠지만 두사람에 8,000짯, 달러로 10달러라고 했다.

만달레이 시내까지 였을거라 생각했다.

원래 계획이 택시를 타고 미리 예약해놓은

만달레이의 로얄 시티 호텔(Royal City Hotel)로 갔다가

택시를 하루 빌려서 투어를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아예 일정을 쭉 말해주고 흥정해서 공항에서 하루 종일 탈 택시를 빌리기로 했다.

일정을 쭉 말했더니 55,000짯에 해주겠다고 했다.

그냥 오케이 하고 밖의 주차장으로 나가서 택시를 봤는데 이럴수가.

당연히 에어컨도 나오지 않는 택시였고

심지어 차가 낡아서 한쪽 창문이 고장나 내려가지도 않았다.

밖에 택시라고 써 있지도 않았다. 그래도 그냥 타고 일단 출발했다.

 

 

공항에서 이어져 있는 도로는 뻥 뚫려 있었다.

운전기사 아저씨께서는 영어도 잘하지 못하셔서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내가 우선 호텔에 먼저 가야한다고 손짓발짓하며 말했다.

그러자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그건 안된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공항이 만달레이 시내와 제일 멀기 때문에

그전에 사가잉, 잉와, 아마이뿌라, 만달레이 순서로 가야한다고 하시는것 같았다.

하지만 분명히 공항에 있던 택시 예약 창구에서 여직원에게 일정을 말할 때

호텔 먼저 가야한다고 말했고,

특히 내일 오전 바간(Bagan)으로 가는 버스 티켓을 호텔에서 예약해야했기 때문에

호텔 먼저라고 계속 얘기했더니

아저씨의 휴대폰으로 공항에 있던 여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바꿔줬다.

 

내가 호텔 먼저 가야한다고 말하니 그럼 그건 11,0000짯을 내야된다고 했다.

이런. 두배가 올랐다.

이건 너무 비싸다 싶어서 그럼 다른 투어는 취소하고

그냥 호텔만 가는 걸로 해서 8,000짯 내겠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해서 그냥 호텔로만 가기로 했다.

그래도 택시기사 아저씨는 착해 보였다.

길가에 불탑이 나올때마다 운전하시면서도 합장을 하셨다.

 

 

공항에서 만달레이 시내까지는 꽤 거리가 멀었다.

호텔에 도착해 8,000짯을 내는데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다시 잠깐 기다리라면서 아까 그 여직원에게 전화를 하셨다.

그 여직원이 전화로 뭐라뭐라 하면서 12,000짯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뭐 이런경우가 다 있나 싶어서 무슨소리냐고 했더니

또 뭐라뭐라 하는데 전화로는 도저히 하나도 못알아 듣겠다.

아까 전화도 서로 자기의 입장만 얘기하고 서로 협상 된걸로 오해했었나 보다.

기분은 찝찝했지만 뭐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12,000짯을 냈다.

 

호텔 체크인을 하면서 내일 바간가는 버스 티켓을 예약하겠다고 했더니

가격은 일인당 11,500짯이라고 했다.

여직원이 어딘가로 전화하더니 내일 오전은 자리가 한자리밖에 없다고 했다.

그럼 두자리 가능한 시간은 몇시냐고 물었더니 밤 10시라고 했다.

그건 너무 늦어서 도저히 탈 수 없었다.

역시 호텔에 먼저 오길 잘했다.

호텔에 오기 전에 다른 투어를 했다면 이런 변수에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내가 곤란한 표정을 짓자 보트는 어떠냐고 묻는데

그건 너무 느리다고 했더니 그럼 비행기는 어떻냐고 물었다.

생각해보니 짧은 일정인데 이동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보다

차라리 비행기로 가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대신에 오전 비행기는 없고 오후 5시 비행기만 있다고 했다.

가격은 1인당 51달, 공항세 1인당 1,000짯.

비록 생각치 않은 거액의 지출이 있었지만

볼거리 많은 만달레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예약을 했다.

호텔에서 공항으로 가는 쉐어택시도 예약했다. 1인당 4,000짯이었다.

 

 

호텔 방에 짐을 풀었다.

호텔은 조금 작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룻밤 자기에는 충분했다.

 

 

호텔 밖으로 나와 만달레이 궁전(Mandalay Royal Palace)으로 향했다.

오전 10시반. 아마 관광객들은 모두 투어를 떠났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거리는 한산했다.

만달레이 궁전 해자 쪽으로 길을 건너는데

어떤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차를 멈추고 다가 오셨다.

우린 바로 협상에 들어갔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얘기하자 70,000짯에 해주겠다고 하셨다.

너무 비싸니 50,000짯에 하자고 해서 협상을 완료했다.

 

 

만달레이 궁전에 가기전에 우선 지역입장료를 1인당 10,000짯에 샀다.

그리고 만달레이 궁전으로 갔다.

 

 

 

 

 

 

만달레이 궁전은 꼰바웅 왕조의 민돈(Mindon)왕의 의해 1857년 지어졌다.

성벽 한변의 길이가 3km로 정사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성벽을 주위로 수심 3m의 해자가 있다.

1945년 영국과 일본의 전투로 성벽만 남고 모두 불타버려

계속해서 복원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대충 안을 둘러보고 나오자 우리가 너무 빨리 나왔나 보다.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안에 박물관도 있는데 안봤냐고 물으셔서

그런게 있냐고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묻자

뭔가 굳은 결심을 하는 표정을 지으시더니

앞으로 모든 곳에 자기가 같이 가주겠다고 하시며

다시 궁전안으로 같이 들어갔다.

그리고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었다.

.. 의도치 않게 가이드가 곁들어진 투어가 시작되어 너무 좋았다.

 

 

 

 

 

 

궁의 건축 양식 중 일부 건물은 유럽 풍의 건물이 눈에 띄었는데

건물을 지을 당시 영국인, 프랑스인 건축가들이 와서 유럽 풍의 건물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처음 궁전이 지어졌을 당시에는 건물과 나무들이 훨씬 많았는데

영국의 점령, 일본의 점령 이후 이렇게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한다.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밍군왕의 부인들은 100명 넘게 있었는데

혹시 한국도 예전 왕들도 그랬냐고 물어서 비슷했다고 하자 빵 터졌다.

 

 

 

궁전 안에 있는 33m 높이의 감시탑(Watch Tower).

이곳에 올라가시 궁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건물에는 셔터 같은 것이 있어서 그것을 열어 놓으면

바람이 통하게 하여 시원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한다.

궁전 안에 있다는 박물관으로 갔는데 아쉽게도 월요일은 쉬는 날이어서 문이 닫혀 있었다.

Posted by pwrp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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